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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

THINK! 2013. 9. 21. 04:00






맥주


말 그대로 맥아, 즉 보리를 발효하여 만든 술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료는 보리, 홉, 그리고 물인데 종류에 따라 여러 부재료를 섞어서 만들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가든처럼 보리 대신 밀로 빚은 맥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 같은 경우 전통적으로 물, 맥아, 홉 이 세가지 원료만으로 맥주를 만드는 '순수령'까지 있을 정도로 

맥주의 핵심 원료는 맥아입니다.


제조공법에 따라 크게 상면발효, 하면발효로 나누는데요,


상면발효는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발효통 위로 둥둥 뜹니다. 

발효 온도를 조절할 필요 없기 때문에 맥주를 제조하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효모를 비롯 여러 부유물질이 맥주에 섞여 있기 때문에 매우 풍성한 맛을 내고,

짧은 시간에 발효가 되기 때문에 맥아의 향이 강하게 남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맥주중에서는 대다수의 하얀 밀맥주(헤페바이젠), 에일 (Ale) 등이 상면발효 맥주에 속합니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상면발효 맥주의 예로는 영국 Fuller's London Pride, New Castle Brown Ale, 벨기에 Leffe 같은 맥주들이 있습니다.







하면발효는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가라앉는 방식입니다.

상면발효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인류의 냉각기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등장하지 않고 19세기에 들어서야 체코의 필젠이라는 동네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때문에 하면발효 맥주의 대표격인 맥주가 바로 필스너 (Pilsner) 맥주입니다.


하면발효는 상면발효에 비해 긴 시간동안 발효되기 때문에 맥아의 향이 많이 날아가고 홉의 향이 많이 드러납니다.

맛이 깔끔하고 청량감이 있으며 색깔도 탁하지 않고 주로 맑은 황금빛을 띕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하면발효 맥주는............ 엄청 많습니다.





덴마크의 칼스버그, 독일 벡스, 일본 아사히




하이트진로의 드라이피니시, 네덜란드 하이네켄, 독일 크롬바커




하이트진로 맥스, 체코 필스너 우르켈, 벨기에 스텔라 아르투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라거' 종류의 맥주는 모두 하면발효 맥주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스, 하이트, 오비라거는 왜 여기에 안 나왔을까요..?


엄밀히 말해 맥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속고 살고 있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에 가면 '발포주'라는게 있습니다.

맥아의 함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책정하는 일본 특유의 주세법 때문에 생긴 술인데, 

100% 맥아가 아닌, 67% 미만의 맥아 함량비율을 가진 맥주 아닌 맥주를 '발포주'라 부릅니다.


그럼 나머지는 무엇으로 메꾸느냐,

주로 옥수수, 콩, 밀 등을 섞습니다.


원료인 맥아 함량을 줄이면서 세금을 아끼니 맥주 회사에게는 굉장히 좋은 상품이죠.


한국에서 제조되는 대부분의 맥주가 맥아함량비율 60~70%에 옥수수를 섞은 술로, 

정확히 구분하자면 맥주가 아니라 발포주입니다.

이 때문에 '100% 보리로 만든 맥주!'를 강조하면서 등장한 맥주가 있는데 그게 바로 하이트의 맥스입니다.

맥주라는게 보리로 만드는게 당연한건데, 100% 보리라는 걸 강조하는 것이 참 알쏭달쏭하죠.


"그럼 우리는 도대체 여태 무엇을 마셨다는거지!?"


우리는 발포주를 마시고 있던 겁니다.


하이트, 카스의 광고를 유심히 보면 맥주 본연의 맛을 강조하는 것은 없고,

"목넘김이 시원한 맥주!" 와 같은 멘트를 날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맥주를 맥주 맛으로 마시는게 아닌 탄산의 시원함으로 마시는 상황이 되는겁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수입맥주가 많이 대중화 되고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점차 다양한 맥주 맛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국내 맥주들도 그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트진로는 100% 보리 맥주 맥스에 이어 수 년간 덴마크의 맥주 연구소와 합작하여 개발한 야심작 드라이피니시를 내놓고, 오비맥주 역시 OB골든라거에 얼마전에 하이트진로에서는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에일맥주까지 빚어서 퀸즈 에일이라는 맥주까지 내놨습니다.






한 때 독일 사람으로부터 "내가 실수로 오줌을 마셔본 적이 있는데, 한국 맥주보다 맛있다"라는 충격적이고 모욕적인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대꾸할 여지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제가 생각해도 독일은 커녕 한.중.일 세 나라 맥주만 비교해도 한국 맥주가 제일 맛이 없었거든요.


그 양반이 지금의 한국 맥주를 마신다면 그 때와 같은 소리를 못하지 않을까 싶군요!


다음에는 서울에서 맛있는 맥주를 찾아 마실 수 있는 곳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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